드디어 넣는 날이 왔다
맥북도 샀고, 서브에이전트도 꾸렸고, 속도도 붙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이제 실제로 써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스트란 테스트는 다 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죄다 해봤다. 유닛 테스트, 통합 테스트, 직접 시나리오 돌려보기. 2달을 이렇게 보냈다.
그래서 결정했다. 직원 데이터를 넣자. 엑셀 파일로.
첫 엑셀이 터졌다
아.
들어가지 않았다.
엑셀 파일을 올렸더니 데이터가 제대로 파싱이 안 됐다. 컬럼이 어긋나고, 날짜 형식이 다르고, 빈 칸 처리가 안 되어 있고. 고칠 게 한꺼번에 쏟아졌다.
테스트할 때는 내가 만든 더미 데이터로만 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실제 직원 데이터는 달랐다.
죽고싶더군요.
하필 그날이었다
타이밍이 최악이었다.
그날은 미국 파커 세미나에서 막 돌아온 날이었다. 시차는 아직 안 풀렸고, 오래 비운 병원에 환자는 쌓여있었다. 진료 끝나고 지쳐서 앉았는데, 시스템이 저렇게 된 거다.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클로드가 먹통이었다.
이란 전쟁 이슈인지 뭔지, 서비스가 제대로 안 됐다. 응답이 느리거나 중간에 끊겼다. 혼자 고쳐보려다가, 클로드한테 물어보려다가, 오가다가.
시차 + 환자 폭탄 + 엑셀 오류 + 클로드 먹통.
삼중고가 아니라 사중고였다.
쉬는 날을 다 썼다
다행히 다음날이 쉬는 날이었다.
하루 종일 앉아서 고쳤다. 엑셀 파싱 로직 수정하고, 예외 케이스 잡고, 다시 올려보고, 또 터지면 또 잡고. 이 루프를 반복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래서 라이브 서비스 개발자들이 힘들다는 거구나.
개발할 때는 내가 만든 환경 안에서 하니까 통제가 됐다. 근데 실제 데이터가 들어오는 순간, 세상은 내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사용자는 내가 만든 방식대로 데이터를 주지 않았다.
개발보다 운영이 진짜 시작이라는 말, 이날 처음 실감했다.
오늘 아이디를 줬다
그렇게 패치를 거듭한 끝에, 오늘 드디어 직원한테 아이디를 줬다.
실제로 써보라고.
어떤 반응이 올지 모르겠다. 또 뭔가 터질 수도 있다. 사실 지금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근데 어쩌겠나. 한 번은 부딪혀봐야 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