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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의원행정 SaaS 만들기 이야기 — 4편

권진열
3분 읽기

/init 이라는 명령어를 배웠다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서, 어디선가 /init 이라는 명령어를 배웠다.

Claude Code에서 이걸 치면 프로젝트 구조를 분석해서 CLAUDE.md 파일을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AI한테 "우리 프로젝트는 이런 거야"라고 설명해 두는 파일이다.

이걸 알고 나서 출근하면 이 파일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데 시간을 쓰기 시작했다. 조금 더 빨라지긴 했다.

근데 이 정도로는 뭔가 부족했다.

카톡방 정보 홍수

카이로프랙틱 바이브 코딩 관련 카톡방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정보가 쏟아졌다.

SPEC 기반 개발, TDD, OMC, Moai...

업계 사람들한테는 다 당연한 말인 것 같았지만 나한테는 외계어였다. 기웃기웃하면서 하나씩 찾아봤는데, 볼수록 복잡하고 어려웠다.

결국 내린 결론은 — 그냥 하자.

AI 자가발전

그러면서 CLAUDE.md 자체를 제대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물어보면 되지.

제미나이한테 묻고, GPT한테 묻고, 클로드한테 묻고. AI한테 "더 좋은 CLAUDE.md를 어떻게 만들까?"를 물어서 만드는 이상한 자가발전 루프가 시작됐다.

을의 바이브 코딩

그러던 중 나에게 도움을 주시던 분이 한마디를 하셨다.

"왜 이렇게 을의 입장에서 바이브 코딩을 하세요?"

순간 멈췄다. 내가 을이었나?

"거꾸로 사장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클로드를 PM이라고 생각하고 시키세요."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어차피 나는 코딩을 아는 사람도 아니고, 개발 경험이 있는 개발자도 아니다. 근데 왜 나는 개발자처럼 굴려고 했을까.

맞는 말이었다. 나는 내 병원의 사장이지, 개발자가 아니다.

CLAUDE.md를 다시 썼다

생각이 바뀌니 CLAUDE.md가 통째로 달라졌다.

전에는 기술적인 규칙 위주였다. "이렇게 코드 짜라, 저렇게 구조 잡아라."

이번에는 달랐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클로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먼저 정의했다.

나는 통증의학과 원장이자 이 프로젝트의 사장이다. 클로드는 PM이다. 기술 결정은 네가 해라. 비즈니스 결정은 내가 한다.

이렇게 맞추고 돌리기 시작하니 효율이 확 달라졌다.

고민의 질이 달라졌다

이전까지의 고민은 이런 거였다.

"이 기능을 어떻게 만들지?" "이 로직은 어떻게 짜야 하지?"

이게 사라졌다. 그건 클로드가 알아서 하면 되는 거였다.

대신 이런 고민을 하게 됐다.

"이 기능의 철학이 뭔가?" "직원 입장에서 이게 편한가?" "비즈니스적으로 이게 맞는 방향인가?"

진짜 내가 해야 할 고민을 하게 된 거다.

서브에이전트라는 걸 만들었다

속도가 더 나려면 나 혼자서 클로드와 일대일로 하는 것보다 분업이 필요했다.

여러 방식이 있었지만, 나는 단순하게 갔다.

"나는 사장이고 너는 PM이다. 이 프로젝트를 보고, 네가 직접 데리고 싶은 부하직원을 서브에이전트로 만들어봐."

클로드가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필요한 역할들을 제안했다. 그걸 같이 만들고, 써보고, 고치는 식으로 팀을 꾸렸다.

기계 뽐뿌가 시작됐다

그러고 나니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

병원에서 비즈니스 로직을 고민하고, 퇴근 후에 클로드 코드로 구현하면, 하루 만에 새 기능이 생겼다.

갑자기 하루 종일 개발을 하고 싶어졌다.

어릴 때 게임하다가 더 좋은 장비 사고 싶어지는 그 느낌 아는가. 기계 뽐뿌다.

맥북도 이때 샀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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